은유의 편지

이안실 앞에서/강민숙 시인, 김철수기념사업회 이사

백산 대수리에 가면 

토담을 두른 우거 한 채

만나볼 수 있다. 조선의 독립

이루지 못한 자신을

스스로 죄인이라며

얼기설기 지은 집 마당 앞

매화나무 한 그루 심어 놓고

친구처럼 지낸 지운 선생

독립운동 하는데

이념의 색깔이 무슨 문제냐며

독립만을 외치며

부끄러움 없이 사신 당신

매화가 피면 함께 보자던

그 깊은 은유의 편지

꽃이 좋아, 늘 꽃을 들고 다니시던

지운 선생님 지금은

풀벌레 소리로

백비(白碑) 뒤

조용히 누워 계시네

강민숙